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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24 운전면허필기시험


시험은 아무래도 떨리는거였다. 필기시험을 보기위해 강남면허시험장으로 향했다. 미리 알아본거라곤 9시부터인가 당일 접수를 받는데 요새는 PC로 시험을 보기 때문에 당일 접수하여 충분히 볼 수 있으며 운전면허학원에서 학과수업 5시간을 받은 사람은 교통안전교육 1시간을 받지 않고 신체검사후 응시할 수 있다는 점 정도 였다.

강남경찰서 옆에 위치한 강남면허시험장에 들어갔다. 아침부터 사람들이  벌집에 벌이 드나들듯 분주하게 접수를 하기위해 이쪽 창구에서 저쪽 창구로 옮겨 다니고 있었다. 가장 먼저 보이는 접수처에서 일단 어떻게 하는질 물어보니 우선 종이 한장을 주고 작성후 반대편의 인지사는곳에 가서 인지를 사서 붙인 후 신체검사 받고 4층에서 학과 시험을 보면 됩니다 를 속사포 랩마냥 내뱉는것을 서둘러 주어 담고 건네준 종이를 차근차근 작성했다. 항상 매번 적는 내용인 개인 신상 내역 정도에 미리 준비해온 증명사진 두장을 뚜껑이 열린채로 우두커니 서있던 물풀로 의도하지 않게 흔건하게 칠하여 붙인 후 본관 밖 가건물쪽으로  신체검사를 받으러 갔다.

신체검사라고하는것은 아주 간단했는데 학교에서 하던 신체검사나 입대를 위한 신체검사완 비교도 안될정도로 간소화(?) 되어 있었다. 뭐랄까 아주 형식적이었지만 그분들은 왠지 눈매가 남달라 그런 루즈한 분위기 속에서도 뭔가 이상한 점이 있는듯 한 사람은 잘 골라내어 자세하게 묻고 있었다. 나야 무난히 통과했다. 5000원을 그 순식간에 지나간 검사를 위해 헌납했다는 사실을 빨리 잊기 위해 서둘러 본관 4층으로 향했다.

2층에는 시험을 접수하기 위해 마치 은행과 같은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역시 본능적으로 번호표 부터 재빠르게 뽑는 내 모습에 순간 멍. 여튼 10명 정도를 기다리는 중에 번호를 불렀지만 나오지 않는 한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가까운곳에 기다리고 있다 순서를 빼앗길세라 재빠르게 튀어나와 접수를 하고있었다. 내 차례가 돌아오고 접수를 간단히 마친뒤 (병력에 관한 설문지 하나를 간단히 작성했다) 접수하시는 분이 이렇게 물었다.
'지금 시험 보실꺼죠?' 그래서 나는 그렇다고 하니 시험 응시표에 이런저런 일련의 작업들을 빠르게 진행한 후에 
'4층 올라가셔서 시험 보면 됩니다' 라고 했다. 나는 무슨소리가 싶어 몇시까지 들억간다던지 이런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냐고 묻자 '11시 30분까지만 입장하셔서 시험보시면 됩니다' 라고 했다. 그랬다. PC로 학과 시험이 바뀐뒤 몇시에서 몇시까지 우르르 들어가서 보고 나오는 시스템이 아니라 그냥 몇시까지만 들어가서 시험을 보고 나오면 그만 이었다. 

실제로 4층에 올라가보니 경찰관 두분이 감독을 하고 있었고 내가 밖에서 안내문을 보고있자, 웃으며 손짓하며 들어오라고 하고 있었다. 신분증과 응시표를 건네자 PC 자리를 안내했고 그 PC에서 그저 '나의시험시간'내에 알아서 보고 나오면 되는것 이 었다. 다른사람과 시험시간을 공유할 필요가 없었다. 아, 괜찮은 시스템이다 라고 생각했다. 모니터에 나오는 한문제씩을 1번부터 40번까지 차근차근 푼뒤 혹시 틀린것을 고르라고 한것을 옳은것을 고르는것으로 착각했던지 하는 문제를 확인한후 시험종료 버튼을 눌렀다. 시험종료 ... 그 버튼을 누르면 시험종료버튼을 누르면 더 이상 답을 수정할 수 없다는 1회의 경고를 보내고 확인을 하면 바로 점수와 합격여부를 알 수 있었다. 시험을 보고나서 맘을 졸일 여유따윈 주지 않고 그저 마지막 종료 버튼을 누르는 순간까지만 맘을 졸이는것이었다. 버튼을 누르자 컴퓨터는 언제나 그렇듯 에누리 없이 1초도 되지 않아 바로 점수를 공개하고 합격여부를 알렸다.

난 모의고사를 풀 때 보다도 괜찮은 성적으로 합격했고 그렇게 기쁘지는 않았지만 나쁘지도 않은기분으로 자리를 떠났다. 시험 감독관이 응시표에 학격도장을 턱 하니 찍어주면 축하한다는 간단한 말을 건냈다. 나는 그저 멋쩍게 웃으며 시험장을 빠져 나왔다. 

운전면허학원 버스기사 아저씨의 말이 떠올랐다.

'그냥 커트라인위로 올라가기만 하면 돼, 합격 불합격 두개 뿐이지 100점 90점 이런거 다 소용없어 한문제로 붙기도 떨어지기도 해 어짜피 합격 불합격 두개니까 커트라인만 넘겨~'

하지만 그랬다 이건 그렇게 대단한 시험일 수 도 아닐 수 도 있는데
결국 시험은 시험인지라 방심하면 떨어질 수 도 있는 것이었다.
난 커트라인을 목표로 하지 않았다. 


 
Posted by 내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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