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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29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장밋빛 비단을 씌운, 아주 견고한 새 팔걸이의자 사이에 있는 꿈속으로 부터 나온듯한 소파와, 인간처럼 과거의 기억을 갖추었기 때문에 인격적인 존엄성으로 고양된 트럼프놀이 탁자 위의 양단 탁자보가, 콩티 선창가의 싸늘함과 어두움 속에서도 코타르나 바이올리니스트가 함께 어울려서 트럼프놀이를 하는 시각까지 꽃핀 정원의 저쪽, 깊은 골짜기가 하루 종일 보이는 몽달리베 거리의 창(거기에 비추는 햇볓이 몇 시를 가리키는 것인지 베르뒤랭 부인만큼 정확하게 알 수 있는)과 라 라스플리에르의 유리문을 넘어 들어오는 따뜻한 햇볕에 그을린 자국을 간직하고 있는데, 이제는 죽고 없는 친구 화가의 선물이자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진 그의 삶이 남긴 단 하나의 파편인 옅은 색의 제비꽃과 삼색제비꽃 다발은 그림을 그릴 때 그의 주의 깊고 온화하던 눈길과, 잘 생기고 통통하지만 쓸쓸했던 손을 회상시키며 그의 위대한 재능과 오랜 우정을 집약해 보여주고 있고, 도처에서 숭배자들이 집 안주인에게 보낸, 시간이 흘러서 하나의 고정된 성격, 하나의 운명적인 모습을 띠게 된, 예쁘면서도 무질서하게 놓인 선물들, 그리고 시골에서와 같은 방식으로 체계적으로 개화(開花)된 수많은 꽃다발, 초콜릿 상자들, 그리고 아직도 포장 상자에서 갓 나온 것 처럼, 새해 선물로 받은 처음 그대로 영원히 남아 있는 것처럼 보이는 독특하고도 쓸데없는 물건들의 신기한 혼합, 간단히 말해 이 모든 것들은 다른 것들로 부터 격리될 수 없었으나, 베르뒤랭네 집 잔치의 오랜 상객(常客)인 브리쇼에게는 영적인 도플갱어가 달라붙어 일종의 깊이를 얻게 된, 고색창연하고 부드러운 빛깔이 나는 것이었고, 이 모든 것은 실로 그의 가슴속에 소중한 비슷함과 혼란된 추억을 일깨우는 흩어진 감정의 편린들로 그의 주변을 울리고 있었으며, 그러한 추억은 화창한 날 한 줄기 햇빛이 대기의 한 부분을 오려내듯이, 그 추억들로 얼룩진 이 순간의 응접실 속에서 가구와 카펫을 오려내고, 규정하고, 한계 지으며, 쿠션에서 꽃병, 걸상에서 은은한 향기, 조명시설에서 빛깔의 주조까지 생기도록 조각하고, 자아내고, 집어넣고, 불어 놓고 있었는데, 그것의 한 형태는 사실 연달아 바뀌었던 베르뒤랭네집 각각에 내재하는 그 응접실에 내재하는 이상화였다.


프루스트가 쓴 문장의 길이, 위의 긴 문장은 한문장이다. 장밋빛으로 시작하여 이상화였다.(마침표)로 끝나는 한문장. 이 책에 나온대로 설명하자면 표준적인 크기의 글자로 한 줄로 배열된다면 4미터가 조금 안되며 포도주병 바닥을 17번 감을 수 있는 길이라고 했다. 푸르스트 너무 어려워서 아직 나로서는 좋아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알랭드 보통 (Alain de Botton)의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원제 : HOW PROUST CAN CHANGE YOUR LIFE)를 50여 페이지를 읽고 나중에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 내 컨디션이 안좋았던건지 지하철에서 나는 도무지 책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심지어 자리가 나 앉아서 읽을때는 졸기 시작했었으니까...

프루스트 : 불멸의 고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자자
(마르셀 프루스트, Valentin Louis Georges Eugene Marcel Proust) - 이름 한번 기시군요



Posted by 내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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